2009년 07월 09일
드래그 미 투 헬

공포영화인데 그닥 무섭지는 않다. 대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짜릿짜릿하고 웃기기까지 하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샘 레이미 영화를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아, 샘 레이미의 홈그라운드는 여기였구나'싶다.
스멀스멀 다가오는 심리적인 공포를 추구하기보다는 깜짝깜짝 놀래키는 스타일이다. 지루할 틈 없이 사건이 몰아친다. 그리고... 웬만한 액션영화 뺨치게 액션신이 많다. 화끈한 공포영화랄까. 잔인하다기보다는 역겨운 장면들이 더러 있는데, 그것이 액션의 쾌감이나 기묘한 유머감각과 결합되어 있어서 그다지 불쾌하진 않았다. (공포영화 감독에게 어둠과 흙탕물과 벌레, 시체는 인생의 동반자랄까...)
스토리라인이 그다지 참신하지는 않다. 옛날 '환상특급' 같은 데 나옴직한 정도의 간략한 아이디어이다. 막판 반전도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예상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엔딩은 조금 의외였다.
굳이 이 영화의 키워드를 뽑자면 '업보'정도일까.
초반에 여주인공을 소개하는 은행 시퀀스는 탁월하다. 공석인 팀장석을 슬쩍 쳐다보는 얼굴, 직장상사의 샌드위치 심부름을 떠맡으면서 얼떨결에 밉살스런 경쟁자의 샌드위치까지 주문받는 설정 등으로, 그녀의 직업, 성격, 욕망, 불만 같은 것들을 아주 경제적으로 전달해준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우수한 작품은 이런 데서 절대 실밥을 노출하지 않는다. 앨리슨 로만의 연기도 훌륭하다. 단순한 스크림 퀸의 역할을 넘어선 생생한 캐릭터를 구현해냈다. 이런 황당무계한 스토리에, 태반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상상력만으로 연기했을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훌륭하다. 낯이 익다 익다 했는데... <매치스틱 맨>에서 니콜라스 케이지를 찜쪄먹었던 그 계집아이였다. 오호, 역시.
<트랜스포머>를 볼까 이걸 볼까 잠깐 고민하다가 이걸로 정했는데 뿌듯하다.
# by | 2009/07/09 01:01 | 이 영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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